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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수집

[시골일상]개냥이를 만나다

by 하이쑥 2022. 7. 13.

고양이 때문에 심쿵사 할 뻔한 이야기..

나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
특히나 어린 아기 고양이는 더더욱..

 

 

시골에는 매서운 눈을 가진 성묘고양이가 많다.
우리집에도 몇마리의 어른고양이들이 드나들며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물도 마시고, 때론 평상에 드러누어 쉬어가곤 하는데..

 


어느날 뜬금없이 이 어리고 예쁜 아기 고양이가 나타나
현관 방충망을 밀며 막무가내로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다른 고양이들은 평화롭게 집안에서 놀다가도 사람이 나타나면 부리나케 달아나는데
이 아기 고양이는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의 품속으로 파고들고 애교를 부리며 그르렁 거렸다.
필시 사람의 손을 탔고 사람의 손에 키워진 고양이 일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따르고 좋아하는 고양이는 처음이라 무척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 어린고양이의 집사로 간택이 된 것인가?
너무 기쁘고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나에겐 고양이를 싫어하는 동거인이 있다..ㅠㅠ

 

 

당장에 무엇이라도 먹이고 싶은데..집에 고양이를 위한 음식은 없었다.
연어캔이 하나 있었는데..검색을 해보니 조미가 된 음식은 고양이에게 좋지 않다고 한다.
어쩔줄 몰라 우왕좌왕 하는데 옆집 할머니께서 아기고양이를 알아보신다.
몇일전부터 어디서 왔는지 모를 아기고양이가 할머니댁에서 무전취식중이었다고..
예쁘면 데려다 키우라고..
정말 그러고 싶은데..그럴수가 없는 현실..ㅠㅠ

 

일단은 할머니댁에서 임보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셈.
그전부터 우리집 주변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사두고 싶었는데
이번이 기회다싶어 인터넷으로 고양이 사료를 냅다 주문했다.

 

 

다음날도 우리집으로 놀러온 아기고양이.
한참을 재미나게 놀았다.^^
정말 심쿵사 일보직전까지 갔다.^^
조금만 기다리렴 오늘 맛있는 사료를 맛보게 해줄게~
혹시라도 배가 고플까 밥을 조금 물에 말아주니 쬐끔 먹다 말고 계속 놀자고 한다.

 

 

어찌나 애교가 많던지..^^
얼마나 놀았을까..냥이에게 정신이 팔려 처리해야할 일도 잊고 놀고 있었다.^^;
일은 해야하니.. 고양이를 밖에 두고 잠시 일을 했다.
돌아와보니 어디론가 사라진 아기 고양이..아쉽..

 

 

옆집 할머니댁으로 가 있겠거니..
또 놀러 오겠거니..했다.
그랬으면 했다..

 

 

얼마 후 집 밖으로 낯선 아주머니 몇분이 지나가시는데..
한 아주머니 품속에 아기 고양이가 안겨있다.

 

 

아니 저분들이 아기고양이를 키우려고 데려가시는건가??
뭔가 저분들이 지나가고 나면 영영 아기고양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체면불구하고 담넘어로 고양이에 대해 여쭈었다.

돌아온 대답은 그 아기고양이는 원래 아주머니께서 키우던 새끼고양이들 중 한마리로
어느날 집에 들어온 들고양이를 따라 집을 나가버린 것이었다고..

아..원래 주인을 찾아가는 거였구나..
다행이다..ㅠㅠ

 

 

너무나 짧지만 행복했던 아기고양이와 함께했던 시간,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열망이 불타오른다.^^;
내가 사둔 사료를 한톨도 먹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도 원래 주인을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야 오래오래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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