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서 배타고 제주도 가기

제주에서 고흥으로 귀촌을 결정했을 때 가장 큰 위안은 고흥에서 제주까지의 거리감이 그다지 멀지않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녹동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갈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나는 제주가 좀 그리워졌고, 제주에서 한달 살이를 위해 녹동항으로 향했다. 아침 9시에 고흥 녹동항에서 제주로 가는 아리온제주호가 출항한다. 승선을 위해선 최소 한시간 전에 녹동항에 도착해 배표를 받아야 한다. 배표는 미리 인터넷에서 예약을 했다.

 

고흥(녹동)<->제주도 배편 알아보기

남해고속

 

시골에서 뚜벅이로 살아간다는건 정말이지 불편한 일이다. 나는 8시까지 녹동항에 가기위해 6시에 고흥 우리집을 나섰다.
6시 20분 첫버스를 타고 고흥 읍내로 가서 다시 녹동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녹동버스터미널에서는 아마도 택시를 타고 녹동항으로 가야할 것이다. ㅎㅎㅎㅎ 이마저도 내가 알고 있는 시간표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을 때 이야기이다.

 

안타깝게도 나의 출발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6시 20분 버스가 나타나지 않았다. 어쩌면 6시 20분 버스는 처음부터 존재조차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버스시간표를 내마음대로 해석한 내탓이다. ㅠㅠ 출근해야하는 언니에게 급하게 SOS를 치고, 그나마 버스가 자주 드나드는 마을까지 언니차를 타고 나갔다.

그 마을의 버스정류장엔 1시간 전부터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할머니 한분이 계셨다. ㅎㅎㅎㅎ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나 오늘 제주 갈 수 있을까..할머니께서는 이제 곧 버스가 올것이라고 했다. 등줄기에서 땀이 흘렀다.

 

나를 태워주고 다시 집으로 향하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흥읍내로 가는 버스가 방금 지나쳤갔다고..조금만 기다리면 올것이라고..^^; 다행이도 그 버스를 타고 고흥읍내에 무사히 도착하여 녹동항으로 가는 표를 끊었다. 표파시는 분께 녹동버스가 언제 오는지 물으니, 따로 시간표는 없지만 버스는 수시로 들어온다고 한다. 그때 시간이 7시 20분경. 고흥에서 녹동까지는 버스타고 30분 정도면 충분할것 같은데..자주 온다던 버스가 오지를 않는다. ㅠㅠ

 

불안감이 엄습해오고..배를 못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까지 이르렀을 때, 나는 택시를 타고 있었다. ^^;;;ㅎㅎㅎ 택시를 타고 15분 즘 후에 녹동항에 도착! 택시비가 26000원이 나왔다. ㅎㅎㅎㅎ

 

녹동신항여객선 터미널이다. 도착하자마자 배표를 받고,

 

허탈한 마음을 달래고자 이디야에 들어가 라떼한잔 하는 중..

 

8시 30분이 되자 어김없이 승선이 시작되었다. 어디에 다들 계셨는지 수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기위해 모여들었다. 부지런한 사람들..배를 타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다들 얼마나 서둘러 왔을지 짐작이 되는 오늘 아침이다. ^^;

 

엄청나게 큰 아리온제주호.

 

 

아리온제주는 차량선적이 가능한 선박이다. 차를 가지고 갈 경우 빨리 표가 마감되므로 미리 예약을 하는것이 좋다. (고흥-제주간 차량선적 예약은 전화예약만 가능하다고 함) 그리고 당일 차량선적 마감은 7시30분이므로 차를 가져가려면 7시 30분전에 녹동항에 도착해야 한다.

 

승선을 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이 공간, 휴게실과 매점이 있는 곳이다. 휴게공간인 쇼파존은 객실내 출입이 어려운 애견동반가족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할수 있다.

 

아리온호는 기본적으로 3등실로 예약이 된다. 예전엔 의자 타입의 2등석도 있었는데..아리온호로 바뀐 후 룸타입의 객실만 존재한다. 나처럼 혼자인 사람은 이 3등실이 무척 불편하다.

 

항해가 시작되면 데크로 나가 벤치에 앉아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행이도 이날 하늘이 무척 이뻣고 3시간 30분의 운항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고흥과 제주의 실제 거리보다 다소 멀게 느껴졌던 오늘 아침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실소가..비실비실 “실제 보이는 것보다 멀리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것이 나의 현실..

 

점점 가까와지는 제주, 다시 설레기 시작!

[남해고속-제주배편 예약]
남해고속 녹동지점 061)842-6111
남해고속 제주지점 064)723-9700
(온라인으로 예매가 마감된 경우라도 당일 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화로 잔여좌석 확인하기)